[정의]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로공단 내의 가옥을 기반으로 영위해 온 주거 형태와 공간 배치 및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개설]

도시화가 되기 전의 구로 지역은 논밭과 임야, 자연 마을이 펼쳐진 곳이었다. 당시의 주거 생활에 대해서는 현재 도시화되지 않은 경기도 인근의 촌락들을 통해 추론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1960년대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구로공단을 중심으로 당시 공단 내의 주거 문제나 그 해결을 위한 주택 사업을 통해 공단이라는 특수성 위에서 주거 생활이 이루어졌다.

[변천 및 현황]

처음 구로공단이 건설되었을 때 공단 노동자들은 주거 시설을 마련하지 못하여 주변의 열악한 주택에서 생활하였다. 이른바 ‘벌집’이라고 하여 벌집처럼 작은 쪽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곳에서 노동자들은 밀집 주거를 하였다. 이러한 주거지는 현재까지도 일부 잔존하여 중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거주지로 활용되고 있다.

1970년대 들어서 근로자의 주거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주택 건설이 이루어졌는데, 그 하나로 근로여사원생활관과 초원아파트 건립을 들 수 있다. 근로여사원생활관은 공단에 입주한 기업체 미혼 여성 근로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1977년 12월에 건립되었다. 제3단지에 대지 3,636.36㎡, 건평 3,127.27㎡로 건립된 생활관은 500여 명의 근로자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였다. 도서실, 목욕실, 식당, 음악 감상실, 양호실, 공동 세탁장, 강당, 체력실 등 편의 시설도 갖추었다.

그러나 1988년에 현대식 5층 아파트 2개 동과 관리 동 1개를 재건축함으로 더 나은 주거 환경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이 새로운 아파트가 초원아파트이다. 42.98㎡의 160세대에 1세대 당 5명의 미혼 여성 근로자가 입주하여, 총 800명이 입주할 수 있는 규모였다. 예산은 공단과 국고 지원, 국민주택기금 융자로 이루어졌다. 각 세대별 가스 난방 보일러가 설치되었으며, 운영은 입주 기업체에서 기숙사 대용으로 임대하여 자기 회사 근로 여사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였다. 관리 동에는 독서실, 휴게실, 음악 감상실, 상담실, 간이매점, 식품점 등의 편의 시설이 구비되었다.

공단은 입주 기업체가 늘어나자 심각한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81년 대한주택공사와 협의하여 광명시 철산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 2,922세대가 입주하도록 하였다. 이어서 1986년과 1988년에는 철산리에 임대 아파트를 완공하여 450세대 2,500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아파트는 36.36㎡와 42.98㎡로 큰방은 3명, 작은방은 2명이 거주하였으며, 월 4,000원의 저렴한 임대료를 내었다.

임대 아파트의 건립으로 종전 벌집형 다세대 주택에서 보증금 50만 원에 월 4만 원을 내던 때와는 달리 근로자들의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 또한 근로복지공사에서 공업진흥청 소유 부지에 1988년 4월 100세대의 임대 아파트를 건립하여 500여 명의 여사원이 입주하게 되었다. 무주택 기혼 근로 사원들에게도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1986년에는 320세대, 1989년에는 114세대, 1990년에는 182세대를 입주시켰다.

1988년에는 한국마벨주식회사 등 42개 입주 기업체 직장 주택조합이 연합하여 고층 아파트 488세대를 건립하였다. 공단은 1990년에도 무주택 근로 사원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주택 공급 사업을 계속하였는데, 1992년에 국민주택 규모로 아파트를 완공하여 무주택 근로자 1,556세대를 입주시켰다. 이 아파트는 15층, 12개 동으로, 49.59㎡형 476세대, 59.50㎡형 630세대, 72.73㎡형 450세대로 이루어졌으며, 관리 동, 노인정, 상가, 유치원 등 부대시설을 구비하였다. 명칭은 강변아파트로 정하였다.

공단은 복지와 후생 사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는데, 종합복지관과 생필품 직매장 건립, 공단 유아원 운영, 근로 탁아 복지관 건립, 직장의료보험조합 설립을 지원하였다. 1972년 제5단지에 건립된 복지관에는 이발소, 식품점, 다방, 문구점 등을 입주시켰으며, 1977년에는 본사 지역 290개 기업체 5만여 근로 사원들이 이용하기 쉬운 제4단지 수출의 다리 옆 826.45㎡ 부지에 복지관을 건립하였다. 이 복지관은 연건평 1,765.29㎡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규모로 식당, 매점, 미용실, 이발관, 상담실, 목욕탕, 취미 교실, 음악 휴게실, 스넥 코너, 생필품 직매장, 은행, 여행사 등을 구비하였다.

근래에는 구로공단이 해체되면서 그 자리에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 또한 도심 재개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어 자연 촌락에서 공단 주변의 국민주택이나 아파트로 전환되었던 주거 환경은 현대식 아파트촌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