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이면 석교마을에서는 수백 년 동안 지속되어 온 불의 축제가 벌어진다. 산업화가 가속화된 1970~1980년대 우리나라 거의 모든 마을에서 정월 대보름과 관련한 세시풍속들이 사라져 갔으나 석교마을만큼은 달집 행사의 명맥이 끊이지 않았다. 그만큼 마을 사람들의 전통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단결심을 이해할 수 있다. 대보름 전날 오후부터 마을 청년들이 달집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정월 대보름 새벽 석교마을에서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들은 부녀자들일 것이다. 정월 대보름날은 부녀자들이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한 해 농사는 물론이고 한 해 일이 수월하게 잘 풀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날이면 창원 지역의 여느 마을과 마찬가지로 석교마을 부녀자들은 오곡밥을 해서 먼저 부엌의 조왕신에게 밥을 차리고 도랑사구(큰 그릇)에 오곡밥을 가득 담아 나락뒤주 앞에 정성스레 상...
석교마을에서는 매년 정월 초이틀에 동제를 지낸다. 동제는 정확하게는 1일에서 2일로 넘어가는 자시(子時)에 지내는데, 이 마을 동제의 유래는 멀리 임진왜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되었다고 한다. 5년 전인 2003년까지만 하더라도 작은 산인 할매당산에서 당산제를, 큰 산에 있는 할배당산에서는 산제로 나누어 지냈지만, 최근에는 마을의 주산격인 봉화산 중턱에 마련된 돌...
석교마을에서는 아직도 장(醬)을 직접 담가 먹는 집이 많다. 또한 장을 신성한 음식으로까지 여기고 있다. 장맛은 한 해 동안 가족들의 입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아무 날이나 함부로 담가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장맛이 없으면 국도 맛이 없고, 나물을 무쳐도 맛이 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날을 받아 담근다고 한다. 석교마을에서는 예전부터 집안마다 장을 담그는 날...
2008년 동지는 12월 21일 오후 9시 4분에 들었는데, 석교마을에서는 예전부터 이 날에는 폿죽(팥죽을 이 마을에서는 이렇게 부른다)을 끓여 성주에 올리는 풍습이 있어서, 집집마다 낮에 폿죽을 끓여 놓고 제 시간에 맞추어 집안 곳곳에 폿물을 뿌렸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정월 안택굿보다 낫다는 말이 예전부터 전해 왔다고 한다. 폿물을 뿌릴 때는 “집안에 잡귀 없애 주고, 1년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