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017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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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退治 |
영어의미역 | Millipedes Extermination |
이칭/별칭 | 노내기,노락재이,향랑각시,노내각시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
집필자 | 정정헌 |
[정의]
경상남도 창원 지역에서 정월 대보름에 노래기를 퇴치하기 위하여 행하던 풍습.
[개설]
나무나 짚이 중요한 가옥의 재료가 되었던 전통사회에서 인간의 생활을 가장 괴롭힌 것은 쥐와 노래기였다. 특히 노래기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인간에게 견디기 힘든 고통과 불쾌감을 주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노래기 퇴치에 힘을 쏟았는데, 정월 대보름에 특히 노래기를 없앨 수 있는 주술적인 방법이 많이 행해졌다.
창원 지역에서는 노래기를 노내기, 향랑각시, 노내각시, 노락재이 등으로도 부른다. ‘노내각시’나 ‘향랑각시’처럼 각시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노래기를 인간에 비유하여 처녀가 멀리 시집가서 각시가 되듯이, 자기 집에서 멀리 사라져 주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노래기를 향랑각시라고 한 것은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벌레를 우대한 미칭이기도 하다.
[연원 및 변천]
성현(成俔)[1439~1504]의 『용재총화(慵齋叢話)』에 노래기를 퇴치하는 내용이 나오고, 『경도잡지(京都雜誌)』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노래기 부적에 관한 기사가 등장할 정도로 연원이 오래 되었다. 1970년대 이후 주거 환경이 바뀜에 따라 노래기가 없어지면서 풍속 역시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절차]
1. 동읍 지역
다호리에서는 정월 대보름에 ‘노내각시영구천리’라고 가로로 길게 써서 추녀 끝에 붙인다. 그러면 여름에 노래기가 없어진다고 한다. 봉곡리에서는 이날 솔가지를 떼어서 흙담 여러 곳에 꽂는데, 이것을 “노내각시 밥 준다”고 한다. 석산리의 경우 솔가지를 한 뼘쯤 끊어서 초가지붕 처마 끝에 거꾸로 꽂는데, 이것을 ‘노락재이 침주기’라고 한다. 노래기를 퇴치하기 위한 액막이(이방)라고도 한다.
또 2월 1일에는 콩을 볶아 먹는데, 가마솥에 불을 지피고 콩을 넣은 후 “새알 볶아라, 쥐알 볶아라, 콩 볶아라.” 하면서 주걱으로 저으며 타지 않게 볶는다. 이렇게 볶은 콩은 아이들이 주머니에 가득 넣어 가지고 다니며 먹는데, 이렇게 콩을 볶아 먹어야 노래기가 없어진다고도 믿었다.
2. 기타 지역
귀산동에서는 노래기를 없애는 방법으로 “노내각시 시집간다 노내각시 시집간다.” 하고 주문을 외우거나 솔잎을 지붕 위로 던진다. 삼정자동 외리에서는 노래기가 많은 집에서는 기둥이나 서까래에 부적을 적어 붙였고, 북면 마산리에서는 노래기를 없애기 위해 솔가지를 지붕 위에 꽂거나 ‘노내각시속거천리’라고 쓴 처방을 써까래 밑에 붙이는데, 이를 ‘노내기 밥 준다’다고 하였다. 대산면 북가술마을에서는 노내각시를 없애기 위해 보름날 아침 남자가 윗저고리를 벗은 채 집 안팎에 소금을 뿌렸는데, 그렇게 하면 그 해 집안에서 노래기가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정월 대보름에 노래기 퇴치를 하는 것은 아마도 집안의 봄맞이 대청소를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노래기를 비롯한 벌레들을 물리치고 집 안팎을 깨끗이 하려는 선조들의 위생관념과 지혜가 돋보이는 풍속이다. ‘노내각시속거천리’라는 글자를 써 붙이는 부적 등은 노래기를 없애기 위해 창원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졌던 주술적인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