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90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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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노현 |
봉씨가 1971년에 상대원으로 들어온 것은 정말 우연한 일이었다. 눈이 하얗게 내린 날 상대원고개 마루에서 버스를 내린 후로, 벌써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처음에 봉씨의 집은 미아리 천지극장 앞에 있었다. 봉병용이라는 사람의 소유였는데, 그는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자기형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면서 이런저런 사업에 손을 대던 사람이었다. 그가 일자리도 주었고, 가게가 딸린 방도 공짜로 내주었다. 먼 일족이라는 연고가 있긴 하지만 아무나 그렇게 하지는 못할 일이었다.
그때는 신접살림을 막 시작하던 터라 금새 아내의 뱃속에 쌍둥이가 들어섰는데, 방을 내준 봉병용 씨에게도 애가 생기자 방을 비워줘야 했다. 그래서 답십리 뚝방으로 옮겼다. 가진 돈이 없어서 보증금 만원에 2천 원 하는 월세방에 들었다.
“이삿날 돼 가지고 이사를 갔는데, 보니 천장에 비가 새는기 비가 뚝뚝 떨어져요. 그 다음에 바닥도 엉망이고. 그러니 이불 해 오고 결혼 때 뭐 해 오고 한 짐은 갖다 놔놓고, 현장에 비는 새고 우산을 들고 그날 저녁에 밤을 새웠는데, 이사 와가지고 이게 지금 비는 오고, 사람 임신을 해가지고 있는데, 우산을 잡고 밤을 새웠어요. 내가 이 사람 참 보기 미안했지.”
봉씨는 살길이 막연하였다. 하는 수가 없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했더니 막노동 일자리를 알려주었다. 이곳 저곳 걸리는대로 다녔다.
“한번은 국립묘지에 비가 많이 와가지고 이승만 초대 대통령 산소 무너졌다고 거기서도 일하고, 기억에 남는 게. 그 다음에 남산 앞에 가면은 하천 있어요. 하천 거기 가서도 물에 들어가서 일하는데, 그때 내가 뉴스를 들었어요. 어떤 뉴스를 들었냐 하면은 성남이라는 데가 있는데, 거기 5만원만 주면은 집을 산단다 하더라구요. 5만원에서 3만원 주면 산다고 하더라구요. 5만원 주면 사는갑다 인자 인식이 딱 박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