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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601881
한자 占卜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남도 화순군
집필자 임세경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세시 풍속
의례 시기/일시 매년 정월 14일

[정의]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서 미래에 대한 어떤 징조를 주술 등의 힘을 빌려 미리 예측하는 행위.

[개설]

점복(占卜)은 인간의 능력으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일이나 알 수 없는 일을 주술의 힘을 빌려 추리 또는 판단을 하는 행위이다. 이를 ‘점(占)’이라고도 한다. 자연 현상이나 생리적 현상을 판단하거나 인위적으로 어떤 현상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판단한 결과로써 장래를 점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속신에는 점복과 함께 예조(豫兆), 금기(禁忌), 주술(呪術) 등을 동반한다. 이들은 서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그 밖에 귀신, 도깨비, 부적 등도 포함시킬 수 있다.

사전에 나타난 일을 예조라 하는데 이는 인과 관계로 치면 원인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결국 점복이란 인과 관계의 인으로부터 결과를 미리 알아내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원인에 해당하는 예조를 기초로 한 결과를 추측하는 점복의 기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랜 경험을 통하여 축적된 지식의 소산이다.

[연원 및 변천]

우리나라의 점법은 일찍이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이미 상고 시대부터 복(卜), 즉 수골이나 귀갑을 사용하는 점이 있었다. 그 한 예로 부여의 민속을 보면, 전쟁이 일어나면 먼저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소를 잡아 그 발톱을 보고 전쟁의 승패를 미리 점쳤다. 즉, 도살한 소의 발톱이 벌어져 있으면 흉하고, 붙어 있으면 길하다고 보았다.

고대 사회에서는 점복을 담당한 전문적인 점복자를 일관(日官), 일자(日者), 무자(巫者), 사무(師巫), 점복관(占卜官) 등으로 불렀다. 그리고 이들 전문적인 점복자들을 관직에 두고 그들로 하여금 국가의 제반사를 점치게 하였다. 그들이 소속한 관청을 신라에서는 관상감이라 하였다. 이러한 제도는 고려 때 구체화되어 천문, 역수(曆數), 측후(測候), 각루(刻漏)를 담당하는 태사국(太史局)과 그 밖의 점복을 담당하는 태복감(太卜監)이 있었다. 고려에서는 점복을 담당하는 복박사직(卜博士職)과 복정직(卜正職)을 두고 점복을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었다.

조선 시대에도 고려의 제도를 따라 서운관을 두고 여기서 천문, 지리, 역수, 점산, 측후, 각루 등을 관장하게 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전문적인 점자(占者)를 복사(卜師)라고도 하였다. 복사는 박사와 같은 말이었으며, 박사는 박수, 남무(男巫)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이처럼 복자, 박사, 박수는 모두 같은 기능을 지닌 인물에 대한 호칭으로서 이들은 모두 무인(巫人)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였다. 무인에 의하여 미래를 점친 예는 고래로 어느 시대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절차]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점복으로 ‘토정비결’을 들 수 있다. 『토정비결』은 토정 이지함이 만든 예언서인데, 그것을 이용해 개인의 점괘를 산출하는 것이다. 크게 태세(太歲)[해의 간지], 월건(月建)[달의 간지], 일진(日辰)[날의 간지]으로 나누어 점을 본다. 먼저 태세 수에 나이를 합하고 이를 8로 나눈 남은 숫자를 첫 괘로 한다. 다음은 월건 수에 나타난 월을 합하여 큰 달이면 30을 작은 달이면 29를 합하여 6으로 나누고, 거기에 남은 수를 둘째 괘로 한다. 세 번째는 생일 숫자에 일진 수를 합한 수를 3으로 나누어 남은 수를 셋째 괘로 한다. 이상 세 개의 괘를 차례로 합하여 책에서 같은 괘의 숫자를 찾는다. 일 년 운과 월별 운이 나뉘어 있어 이를 읽고 그 해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것이다.

이 토정비결은 아무나 보는 것이 아니고 그 마을에서 한자를 읽는 사람들이 본다. 따라서 정초에는 이 책이 있는 사람의 집에 모여 자신의 일 년 운세를 점쳐 본다. 또 점쟁이에게 신수점을 보기도 하는데, 이때 재앙에 따라 짚으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다리 밑에 버리는 '제웅 버리기', 가마니나 오쟁이로 개울물에 다리를 놓는 '노두 놓기' 등의 처방을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화순 지역의 토정비결 점복은 세시풍속으로 1월에 행해진다. 정초에 토정비결을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정월 14일에 제웅 버리기와 노두 놓기를 행한다. 제웅은 짚으로 사람 모양의 인형을 만든 것으로, 그 해에 액운이 든 사람의 사주를 써서 동전과 함께 인형에 넣어 14일 밤에 다리 밑에 버리는 것이 제웅 버리기이다. 이때의 동전은 액이 든 사람을 대신해 제웅이 먼 세계로 갈 때 필요한 노잣돈이다. 노두 놓기는 마을 앞 개울가에 다리를 놓아주는 것을 말한다. 삼재 등의 액이 든 사람이 가마니나 오쟁이에 모래를 넣어 동네 앞 개천에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것을 말한다.

화순 지역에서의 점복은 현재까지 일부는 행해지는 것도 있으며 행해지지 않는 것도 있다. 정초에 각 가정에서 보는 토정비결은 현재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집안에 나이가 지긋한 어른이 있는 경우에는 그해 토정비결을 보는 책을 구입해 집안 사람들의 한 해 운수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의 경우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토정비결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정월 14일에 행해졌던 제웅 버리기나 노두 놓기는 더 이상 행해지지는 않고 있다. 다만 예전에 이것을 해 본적이 있는 이들에 의해 그 내용이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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