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천면 유이태 전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301024
한자 渭川面 劉以泰 傳說
영어공식명칭 Wicheon-myeon Yuitae Jeonseol
이칭/별칭 명의 유이태 전설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남도 거창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원은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관련 지명 사마리들 -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장기리 지도보기
채록지 수승대 -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890 지도보기
성격 전설
주요 등장 인물 유이태|훈장|어머니|여우
모티프 유형 명의 설화|효행 설화

[정의]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에 전해 내려오는 명의 유이태의 의료담에 관한 이야기.

[개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조선 숙종 때의 유이태거창군 위천면 출신으로 의술에 통달하였다. 여우로부터 얻게 된 구슬을 매개물로 명의가 된 후, 병을 해결하는 신의(神醫)에 가까운 의료담은 조선뿐만 아니라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유이태의 의료담에 얽힌 효행 설화는 효행과 정성이 의술 이상의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당대 사회 규범을 반영하는 효 사상을 일깨워 주고 있다.

[내용]

유이태(劉爾泰)는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사마리[지금의 거창군 위천면 장기리 위천 중학교 자리]에서 태어났다. 유이태수승대 어귀에 있는 서당에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밤마다 예쁜 아가씨가 나타나 유이태를 유혹하였는데, 그때마다 유이태는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더욱 전념하였다.

어느 달 밝은 밤,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하여 수승대에 올라 달을 보고 있는데, 또 그 아가씨가 나타나 단 한 번의 입맞춤이라도 해 달라고 애원하였다. 간절한 청을 거절할 수 없어 유이태는 그녀에게 입맞춤을 했다. 유이태가 입맞춤을 하며 신비로운 향기에 도취되어 있는데, 그녀의 혀끝에서 감미로운 구슬이 굴러들어 왔다 다시 그녀의 입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렇게 두 사람의 입으로 구슬이 오가는 긴 입맞춤 끝에 그녀는 작별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이 같은 일이 날마다 계속되자 유이태는 밤이 되면 그녀를 자연스럽게 그리워하게 되었다. 유이태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지고 몸이 야위자 이상하게 생각한 서당 훈장이 유이태에게 사연을 물었다. 유이태는 훈장에게 숨기지 않고 그간의 일을 순순히 고백했다. 유이태의 말을 들은 훈장은 생각 끝에 "그 구슬이 너의 입에 굴러들 때 삼켜라." 하였다. 그날 밤도 아가씨가 유이태를 찾아왔는데, 입맞춤을 하는 순간 스승의 말을 떠올린 유이태는 자신의 입안으로 굴러들어온 구슬을 꿀꺽 삼켜 버렸다. 그러자 아가씨가 비명을 지르더니 순식간에 한 마리의 흰 여우가 되어 달아났다.유이태가 훈장에게 그 사실을 알리니, 훈장이 유이태에게 뒷간에서 일을 본 뒤 그 구슬이 나오면 소중히 간직하라 하였다. 구슬을 얻은 날부터 아가씨는 나타나지 않았고 유이태의 몸도 점차 회복되었다. 이상한 것은 그 뒤 유이태의 총기가 비상하게 늘었다는 것이다. 한 번 듣거나 본 것은 잊지 않고 기억하는 천재가 되었다. 그때부터 유이태는 의서를 열심히 공부하여 전국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고, 마침내 국왕의 병환에 부름을 받았을 정도였다. 지금 위천 중학교 뒤편 언덕에 뱀 입안에 꽂힌 비녀를 빼 주고 그 뱀으로부터 사침을 받았다는 ‘침대롱 바위’가 남아 있다.

유이태의 의술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전승되고 있는데, 그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유이태의 의술은 너무나 신기하여 무슨 병이든 유이태가 약이라고 집어 주면 그것이 바로 약이 되었다. 어느 날 한 부인이 낙태를 한 후 약을 지으러 와서 용건을 고했다. 마침 바둑을 두고 있던 유이태는 바둑돌 하나를 집어 주며 삶아서 그 물을 마시라고 했다. 반신반의하며 돌아온 부인은 바둑돌을 삶아 그 물을 마셨더니 과연 몸이 가뿐해지고 병도 깨끗이 치료되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전라도에 사는 한 남자는 오랫동안 어머니의 병구완을 했는데, 백약을 써도 소용이 없었다. 어느 날 경상도 땅의 명의 유이태에 관한 소문을 들은 남자는 오뉴월에 어머니를 업고 육십령재를 넘어서 찾아왔다. 환자를 진맥한 유이태는 약도 주지 않고 다시 그대로 업고 가라고 했다. 남자는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할 수 있다면 어떤 짓이라도 하겠으니 그 방도를 알려 달라고 다시 애원했다. 그러나 유이태는 이 병에는 나을 약이 없으니 돌아가라고 하고는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았다. 남자는 괘씸하다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어 어머니를 업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육십령 고개를 오르는데 등에 업힌 늙은 어머니가 목이 마르다며 물을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남자는 어머니를 내려놓고 사방에서 물을 찾았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험한 산골짜기를 뒤지며 물을 찾던 중, 어느 바위 밑에 밥그릇만 한 그릇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이 보였다. 깨끗하지는 않았으나 우선 어머니의 갈증을 풀어 드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 물을 가져다 어머니에게 드렸다. 그런데 어머니가 물을 쭉 마시고는 "이 물이 무슨 물이냐? 마시고 나니 속이 시원하고 통증이 거짓말처럼 가라앉으니 이상하구나."라고 말했다. 과연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의 병은 깨끗이 완치가 되었다.

그런 후, 남자는 유이태의 처사가 몹시 괘씸하다 여겨 다시 유이태를 찾아가서 따졌다. "전일 내가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왔을 때 선생은 약이 없다고 하면서 도저히 나을 수 없다고 했는데, 어머니의 병이 깨끗이 치유되었습니다. 선생의 의술은 사술이 아닌지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유이태가 빙긋이 웃으며 "그 병에 대한 약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있어도 구할 수가 없기에 약이 없다고 한 것이오. 그 약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하늘이 낸 효자, 즉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는 사람뿐이오."라고 했다. "도대체 어떤 약인데 그렇단 말이오?" 하고 다시 물으니, "천년두에 만년수라는 약인데, 천 년을 묵은 죽은 사람의 해골에 만 년이 되도록 고여 있는 물이 바로 그 약이오. 수백 년 동안 해골 안에 고여 있는 물을 마셔야 낫는 병이기에 그 약을 일러 주지 못한 거요. 그런 약을 어떻게 구할 수 있단 말이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유이태의 말을 듣고 남자는 육십령재에서 생긴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유이태는 무릎을 치며 "바로 그 밥그릇이 해골이며, 그 물이 해골 속에 고인 물이오." 하면서 "당신은 하늘이 낸 효자이며 하늘이 당신의 효심에 감복하여 당신을 도와준 것이오."라고 했다.

[모티프 분석]

유이태 설화는 현전하는 구비 설화 중 이름이 명확히 명시된 명의 설화다. 명의 유이태의 출현 이야기, 병을 치료한 신의(神醫)의 치료담, 의술보다 효가 병 치료에 선행한다는 효행 설화 등으로 나타난다. 이런 의료 설화는 ‘득병’이라는 절망적인 현실을 벗어나고픈 인간 심리가 반영된 치유 모티프로 볼 수 있다. 거창 외에도 명의 유이태 설화가 80여 편이나 전해진다는 사실은 명의의 출현을 기다리는 민중의 마음속에 거창 출신의 유이태가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말해 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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