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이래 경상남도 거창군 지역에 개설되었던 5일장.

[개설]

조선 후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거창 지역에 개설되었던 장시는 거창 읍내 장시, 양무당 장시, 고현 장시, 가조 장시, 고제 장시, 웅양 장시, 율원 장시, 북상 장시, 마리 장시, 신원 장시, 가북 장시, 하성 장시, 창남 장시 등 총 13개가 사료로 확인된다.

[18세기 말에 개설된 4개 장시]

『동국문헌비고』에 따르면, 1770년까지 거창에는 거창 읍내 장시(居昌邑內場市), 양무당 장시(養武堂場市), 고현 장시(古縣市場), 가조 장시(加祚場市) 등 총 4개의 장시가 개설되었다.

거창 읍내 장시는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김천리에 있었던 5일장으로 일명 영천 장시라고 불렸다. 영천 장시는 영호강 가운데 있었던 작은 섬에서 열렸다. 조선 시대 거창읍을 가로질러 흐르는 영호강[일명 영천]의 김천리 앞 지점에 제법 큰 섬이 있었는데 이곳이 영천 장터였다. 영천 장시는 매월 1일과 6일에 개시하는 5일장으로 거창 지역을 대표하는 장시였다.

영천 장시는 1927년 거창읍 중앙리로 이전하였다. 영천 장시의 이전을 둘러싸고 1924년부터 1927년까지 지역민들 사이에 큰 갈등이 있었다. 천내[거창읍 북쪽 지역]와 천외[거창읍 남쪽 지역] 지역민들이 이전할 시장의 위치를 두고 서로 자기 지역에 시장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충돌하였다. 결국 경상남도와 지역민들의 합의로 거창읍 하동으로 결정되었고, 1927년에 이전하여 개시하였다. 현재의 거창 시장이다.

양무당 장시는 거창읍에 있었던 양무당 앞에서 열렸던 시장이었다. 양무당은 거창 읍치 동쪽에 위치한 관청이었는데, 이곳에서 매월 3일과 8일 개시하였다. 조선 후기 거창읍에 영천 장시와 양무당 장시가 동시에 개설되어 열흘에 나흘 동안 장시가 열렸던 것을 볼 때, 당시 거창에는 상업이 꽤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고현 장시는 거창군 위천면 장기리에서 열렸던 5일장이었다. 고현은 조선 시대 안음현에 속했으며 한때 현의 소재지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고현 장시는 매월 5일과 10일에 개시하였다. 1917년의 조사에 따르면, 고현 장시는 위천 장시로 이름이 바뀌었고 개시일은 2일과 7일이었다.

가조 장시는 거창군 가조면 장기리에 있었던 5일장으로 매월 4일과 9일에 개장하였다. 일제 강점기 가조 시장의 위치를 두고 지역민의 갈등이 있었다. 1928년 현 가조 지역에 있었던 가동면과 가서면이 통합되어 가조면이 되자 면 소재지를 두고 가동·가서 주민의 대립 끝에 결국 면 소재지가 가조면 마상리로 결정되었다. 이듬해 가조면 장기리에 있었던 가조 시장을 마상리로 옮기려고 하자 시장 상인들이 거창 군수에게 항의하여 원 위치를 유지시켰다. 해방 후 1954년 가조면민들이 시장을 면 소재지로 옮기자고 건의하여 가조 시장은 현 위치인 가조면 마상리로 이전하였다.

[19세기에 새로 개설된 신장 장시와 고제 장시]

19세기 들어 새로 신장 장시와 고제 장시가 개설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임원 경제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신장 장시는 거창읍에서 3일, 8일에 개시한 5일장이었다. 그런데 신장 장시는 이전에 있었던 양무당 장시가 이전하여 개장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두 장시의 소재지가 모두 거창읍이며 개시일도 같은 날이기 때문이다. 아마 양무당 장시가 무엇인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 때문에 그 옆으로 옮겨서 새로 열었을 가능성이 크다.

고제 장시는 거창군 고제면 농산리에 있었던 5일장으로 매월 2일과 7일에 개시하였다. 고제 지역에 일찍 장시가 열렸던 것은 이 지역이 거창에서 전라도 무주로 넘어가는 길목으로 성초역이 설치되었던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이다.

[20세기에 개설된 여러 장시]

1928년까지 웅양 장시(熊陽場市)와 율원 장시(栗院場市) 등 2개의 장시가 새로 개설되었다.

웅양 장시는 거창군 웅양면 노현리에 있었던 5일장으로 매월 3일과 8일 개시하였다. 웅양은 거창에서 경상북도 김천으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에 비교적 일찍이 장시가 개설되었다.

율원 장시는 거창군 신원면 양지리에 있었던 5일장으로 매월 2일과 7일에 개시하였다.

창남 장시는 거창읍에 있었다. 창남 장시는 영천 장시가 천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천외 지역인 김천리에 신설되었던 5일장으로 매월 5일과 8일에 개시하였다.

해방 후 북상 장시, 마리 장시, 신원 장시, 가북 장시, 하성 장시가 새로 개설되었다.

북상 장시는 북상면 갈계리에 5일과 10일, 마리 장시는 마리면 말흘리에 4일과 9일, 신원 장시는 신원면 과정리에 2일과 7일, 가북 장시는 가북면 우혜리에 5일과 10일, 하성 장시는 웅양면 하성리에 2일과 7일 개장하였다.

1970년대 이후 교통의 발달로 장시가 줄어들었으며, 1970년대 말에는 거창 시장, 웅양 시장, 고제 시장, 북상 시장, 위천 시장, 신원 시장, 가조 시장, 가북 시장 등 총 8개의 5일장이 열렸다.

[일제 강점기 거창 시장의 개시일 수와 매출고]

1925년 거창 시장의 개시일 수는 425회, 매출고는 699,002원으로 부산, 통영, 하동, 마산에 이어 경상남도에서 5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상권의 독립성이 강하여 1930년대 거창은 ‘남방의 개성’이라고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