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순이 이야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301011
영어공식명칭 Seoksuni iyagi
이칭/별칭 내 복에 산다 설화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남도 거창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조현영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1980년 - 「석순이 이야기」 채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2012년 - 「석순이 이야기」, 『거창 민담』에 수록
채록지 「석순이 이야기」 채록지 -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기리 지도보기
성격 설화
주요 등장 인물 석순이|아버지|어머니|큰형|작은형
모티프 유형 내 복에 산다|발복|운명

[정의]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에서 석순이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거창군 가조면에 전하는 「석순이 이야기」는 전국에 널리 퍼져 있는 「내 복에 산다」 유형의 설화가 변형된 이야기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7년 박종섭이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기리의 주민 박대제[남, 85세]에게서 채록했다. 2012년 사단 법인 향토 민속 보존 협의회에서 발행한 『거창 민담』 ‘운명’ 부분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옛날에 석순이라는 부자가 있었다. 석순이는 삼형제 중 막내였다. 석순이 아버지는 아들들을 장가보내지 않고 한집에서 살고 있었다. 하루는 아버지가 아들 삼형제를 데리고 새끼를 꼬고 있다가 큰아들에게 지금 삼시 세끼 쌀밥을 먹고 사는 것이 누구 복인가를 물었다. 큰아들은 모두 아버지 복으로 먹고산다고 대답했다. 아버지가 둘째 아들에게도 물으니 큰아들과 똑같이 대답했다. 기분이 좋아진 아버지는 막내아들인 석순이에게도 물었다. 석순이는 아버지의 물음에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다가 마지못해 대답을 했는데, 형들과 달리 사람은 모두 자기의 복으로 먹고산다고 했다. 아버지는 석순이의 대답에 화가 나서 석순이의 머리를 담뱃대로 세게 내리치고는 다시 한 번 더 누구 복으로 먹고사는지를 물었다. 석순이는 다시 한 번 더 자기 복으로 먹고산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너 같은 놈 필요 없다고 하며 석순이더러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했다. 석순이의 어머니가 석순이 편을 들면서 석순이를 달랬지만 석순이는 아버지 말대로 그길로 집을 나왔다.

석순이는 하루 종일 걸어서 기와집이 즐비한 부자 동네에 들어가게 되었다. 가장 큰 기와집을 찾아간 석순이는 집 앞에서 주인을 큰 소리로 불렀지만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문을 두드려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석순이는 하루 종일 걸어서 피곤하고 배도 고픈데 문도 안 열리니 화가 났다. 그래서 담벽에 있는 큰 돌로 그 집 대문을 내리쳤다. 그러자 대문 한 쪽이 박살 나면서 안에서 한 여인이 나와서 문을 부랴부랴 열어 주었다. 석순이는 진작 열어 주었으면 문을 부수지 않았을 것이라며 퉁명스럽게 말하고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여인이 사랑방으로 안내를 하고는 여주인과 함께 저녁 밥상을 가지고 들어왔다. 여주인은 평상시에는 남녀유별이지만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남녀유별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인이 시녀에게 술도 따르라 하고는 석순이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계속 사랑에 앉아 있었다. 석순이는 저녁도 먹었고 술도 한잔해서 슬슬 잠이 오는데 여인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더니 여인이 드디어 석순이에게 자신들이 당하고 있는 환난을 막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자기 집은 부자이기는 하지만 한 달 동안 계속 하룻밤에 한두 사람씩 죽어 나간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자기랑 시녀랑 두 명만 남았는데, 자기 둘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석순이처럼 대문을 돌로 부술 정도의 기백이 있는 사람이면 자신들을 고난에서 구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석순이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었다. 여인은 한밤중에 바람이 세게 불고 우당탕 소리만 나는데, 아침에 보면 사람이 죽어 있다고 했다. 석순이는 한참 생각을 하더니 우선 빗자루로 마당을 깨끗하게 쓸자고 했다. 청소를 깨끗하게 하고는 여인들은 안방에서 기다리게 하고 석순이는 사랑방에서 기다렸다.

한밤중이 되자 벼락 치는 소리가 나더니 천군만마가 밀고 들어왔다. 그중 장군 한 사람이 석순이에게 다가오면서 자신의 원을 풀어 달라고 했다. 석순이는 장군에게 당신이 누구길래 이 집 사람들을 죽이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장군은 자신이 초패왕 항우(項羽)의 죽은 넋이라고 하면서 어찌 된 사연인지를 말했다. 항우는 자신이 강동 자제 8,000명을 거느리고 한나라 유방(劉邦)과 8년을 싸운 이야기부터 했다. 항우는 자신이 힘은 타고났지만 지혜를 못 타고나서 천자가 되지 못했다고 했다. 한나라 유방과 8년을 싸우면서 계속 이겼는데 딱 한 번 져서 데리고 온 강동 자제 8,000명을 모두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강동으로 돌아갈 면목이 없어서 오강에서 빠져 죽었다고 했다. 항우는 이 집에 자신의 이야기를 그린 병풍이 있어 설이나 추석 때 사람들이 항상 병풍에 담긴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병풍을 보며 "이 사람은 한나라 유방에게 져서 오강에서 죽어 초패왕 항우란다." 하면서 담뱃대로 항우의 머리를 때리거나 담뱃불로 항우의 얼굴을 지지는 것이었다. 항우는 자신이 아무리 죽은 넋이라도 사람들이 그럴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병풍에 자신이 오강에 빠져 죽은 그림을 붙이지 말고 홍문연 잔치에서 자신이 한창 기운이 좋았을 때 번쾌가 칼춤을 추던 그림으로 바꿔 달라고 말하려고 찾아왔는데, 사람들이 그만 놀래서 죽었다고 했다. 항우는 석순이에게 병풍의 ‘오강도’를 찢어 버리고 ‘홍문도’를 그려 달라고 하면서 한 달의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석순이가 그러겠다고 하자 항우와 군사들의 넋이 바람같이 사라졌다.

석순이가 안방으로 가 보니 여인과 시녀는 기절해 있었다. 조금 있다가 여인과 시녀가 정신을 차리자 석순이는 초패왕 항우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화공을 데려다가 ‘홍문도’를 그리자고 했다. 그래서 일류 화공을 불러다가 홍문도를 그렸다. 약속한 한 달이 되자 석순이와 여인은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하고 청소도 깨끗하게 해 두었다. 한밤중에 벼락 치는 소리가 나더니 초패왕 항우와 군사들의 넋이 들어왔다. 초패왕은 군사들에게 음식을 배불리 먹으라고 하고는 홍문도를 보더니 마음에 쏙 들어 했다. 항우는 석순이 덕분에 가슴에 맺힌 한을 풀 수가 있었다고 하면서 꼭 은혜를 갚겠다고 했다. 날이 밝자 귀신들이 먹은 음식으로 동네 잔치를 했다. 그러고는 석순이가 떠나려고 하자 여인이 목숨을 살려 준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자신도 미혼이고 석순이도 미혼이니 혼례를 올리고 같이 살자고 했다. 석순이는 좋다고 대답하고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혼례식을 올렸다. 부잣집에서 잔치를 한다고 하니 음식을 얻어먹으러 수천 명이 찾아왔다. 두 사람은 사람들이 모두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대접을 했다. 혼례를 올린 지 일이 년 뒤에 석순이가 자기 집 소식을 물어보니 완전 쫄딱 망해서 남의 집에 가서 얻어먹는 처지가 되었다고 했다. 석순이의 색시가 먼저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같이 살자고 해서, 석순이는 부모님과 형들을 모두 데려와서 한집에서 살게 되었다. 석순이가 여인과 결혼을 해서 여인의 재산이 모두 석순이의 것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석순이의 부모와 형제들은 모두 석순이의 복으로 먹고살게 되었다.

[모티프 분석]

「석순이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아버지 복이 아니라 자기 복에 산다고 해서 집에서 내쫓긴 막내아들이 나중에는 자기 복으로 부모와 형제를 모두 먹여 살린다는 것이다. 이 설화는 전국에 널리 퍼져 있는 「내 복에 산다」 유형의 설화가 변형된 이야기이다. 대체로 「내 복에 산다」 유형의 설화는 세 딸이 등장하고 그중 내쫓긴 자식 역시 막내딸이다. 그런데 「석순이 이야기」에서는 아들 삼형제가 나오고 막내아들이 집에서 내쫓기는 것으로 나온다. 집에서 내쫓긴 아들[남성]이 우연한 기회에 부자인 여인을 죽을 위험에서 구해 주고 결혼을 함으로써 행운을 얻는 이야기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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